안녕하세요? 경기 북동부 해바라기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속기사 이서하입니다.

먼저 이렇게 경찰청 속기사라는 멋진 타이틀을 얻게 되어 제 소개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예쁜 딸아이의 엄마고요. 흔히 이야기하는 경력 단절 여성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뚜렷한 자격증 하나 없던 제가 아이를 돌보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속기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며 보냈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현직에서 근무하는 속기사가 되어 있네요.

저는 경찰청 속기사의 시작을 메인이 아닌 서브부터 시작을 했는데요.

2016년 소리자바 자막방송센터에서 자막연수 후 한글속기 2급과 수사속기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경찰청 서브속기사모집공고를 보고 지원을 해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한 달에 몇 번씩 센터로 출근을 해서 속기를 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끼고 경찰청 속기사가 되는 꿈을 키워가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 후 2017년 7월부터 메인속기사가 되어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한국AI속기사협회에서 연락을 주셨을 때 정말 꿈만 같았어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답니다. 사실 서브로 근무할 때는 속도도 많이 느리고 완성도도 떨어지는 것 같아 퇴근을 하는 길이면 항상 내가 속기사가 맞나, 하고 자괴감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메인속기사가 되고 나서는 조사가 있는 날이든 없는 날이든 출근을 해서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흐르고 나니 이제는 경찰청 속기사의 필수 자격 중 하나인 30분 내 속기록 완성이 현실이 되었답니다. 노력은 절대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실시간 속기록을 작성하는 데는 경찰청 수사속기의 필수인 소리자바 타임머신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경찰청 속기사는 장애인, 청소년, 아동 성범죄 또는 아동학대 범죄의 수사에 투입이 되는데요.

제가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정말 화가 나는 사건도 많고, 또 안타까워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건도 참 많답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속기록이 피해자분들의 입장을 담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최대한 집중해서 꼼꼼히 작성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끔 조사가 끝나면 보호자 분들께서 속기록을 확인하시는 동안 어린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있는 방에 와서 놀아달라고도 하는데요. 소리자바 키보드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저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에요? 하고 물으면 수사관님들께서 우리가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다 적어주시는 멋진 직업을 가진 속기사 선생님이야, 라고 말해주신답니다.

저는 센터에 상주하지 않고 조사가 잡히면 일정에 맞춰서 출근을 하고 있어요.

역시 경찰청 속기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여유 시간이 꽤 많은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협회에서 주시는 재택근무도 틈틈이 할 수 있고 아이 어린이집 행사도 꼬박꼬박 챙길 수 있었답니다. 속기를 시작할 때 저의 가장 큰 목표였던 아이를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인 데다가 큰 보람까지 얻을 수 있으니 제게는 정말 최고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근무를 하고 있어요. 속기록을 완성하고 간인을 해서 수사관님 책상에 올려놓을 때마다 뿌듯한 마음에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제가 속기를 시작할 때 돌도 되지 않았던 딸아이는 이제 어느덧 5살이 되었어요.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하고 물으면 엄마처럼 속기사가 되고 싶다고 하네요.

친구들한테도 우리 엄마는 속기사 선생님이야! 폴리랑 같이 일해! 라고 이야기하면서 어깨를 으쓱거리는 모습에 또 한 번 뿌듯함도 느끼게 되고요. 경찰청 속기사가 되어 근무를 하고 있는 지금이 저는 너무 행복하답니다.

끝으로 제 글을 읽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경찰청 속기사를 희망하고 계신 모든 분들 파이팅 하세요! 원하시는 곳에서 속기사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근무하시는 날이 오시길 항상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